아프리카돼지열병이 계속 확산하면서 농가들의 한숨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는데요,
시름이 커지는 건, 농가들뿐만이 아닙니다.
살처분한 돼지를 땅에 묻으면서 인근 주민들도 온갖 악취에 시달리고 있는 건데요,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Y가 간다,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사]
인천 강화군의 한적한 농촌 마을.
주민이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커다란 둔덕 여러 개가 생겼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인근 농가에서 키우던 돼지 천 4백여 마리를 살처분 하고 묻은 겁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역겨운 냄새가 진동합니다.
제가 취재를 위해 이곳에 두 시간 정도 있었는데요, 악취 때문에 지금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는데요, 바로 옆에 있는 집과 거리가 불과 15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집 안으로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집 안에서도 악취가 진동하는 건 물론이고, 냄새 때문에 날 파리들이 꼬여 이렇게 하루 종일 모든 창문을 닫고 생활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날이 갈수록 심해진 악취로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하소연합니다.
[송경상 / 인근 주민 : 속이 아주 메슥거리고 토할 것 같고 그런…. 아무튼 생각하기도 싫어요 하도 냄새가 지독해서]
규정대로라면 농장 안에 사체를 묻어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도 민가나 도로, 하천 등과는 최소 30m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니, 매몰지 주위 30m 안쪽으로 주택 여러 채와 도로가 인접해 있습니다.
규정 위반입니다.
밭과의 거리는 채 1m도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침출수가 새어 나오지 않을까 불안의 연속입니다.
[이삼중 / 인근 주민 : 불안하죠. 그렇다고 누구한테 얘기할 수도 없는 거고. 이걸 어떻게 했으면 좋을 건지 나도 큰 걱정이네요.]
이웃 사촌인 농장주의 어쩔 수 없는 사정도 이해는 하지만,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송경상 / 인근 주민 : 주위에 사람이 살고 있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갖다 묻으면 난 안 된다고 봅니다.]
경기 연천과 파주, 김포, 강화 등 60곳이 넘는 매몰지의 상황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급한 대로 농장주 땅에 돼지를 묻다 보니, 악취로 인한 민원은 끊이질 않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지만, 탈취제를 계속 넣어...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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